앞으로 소비 방식의 미래는?

작성자 최조원
작성일 2023.03.23
조회수 505

저번 글에서 소개해드렸던 '필요의 소비' 에  이어서 오늘은 이 세가지 소비의 미래에 대해 3가지 포인트에 대해서 말씀드려볼텐데요. 

소비의 미래, 3가지 포인트

소비자는 금융 전문가가 아닙니다. 은행, 카드, 페이의 결제 시스템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본인에게 무엇이 편리한지, 무엇이 더 유리한지 알고 행동으로 옮기죠. 그리고 그 행동의 합이 데이터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015년 2월, 카카오페이는 출시되자마자 앞서 출시된 모든 은행사의 간편결제 카테고리 명칭보다 더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출시 이벤트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카카오 페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이벤트 반응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너무 편하다. 카톡에서 10초 만에 결제가 가능하다니. 너무 편해서 소비 많이 할까 걱정된다...

iOS에서 가능하다! 아이폰 유저에게 더없이 좋은 선물이다.

개중에는 미래 예언도 이미 존재했습니다.

도미노 피자도 이제 카카오페이를 받네. 몇 년 내에 지갑 들고 다닐 필요도 없어지겠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기존 금융을 역전했고, 간편한 금융이 무엇인지 분명히 각인시켰습니다. 네이버페이는 카카오페이와 거의 비슷한 언급량을 보이다가 2020년 2월부터 확실하게 역전했죠. 

 

카카오페이가 주로 은행의 기능으로서 많이 언급되는 반면 네이버페이는 네이버가 제공하는 콘텐츠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야기되는데요. 즉 카카오페이가 은행의 기능을 제공한다면, 네이버페이는 적립금의 사용처를 짚어줍니다. 사용처는 콘텐츠 팬덤이 존재하는 OTT 스트리밍, 웹툰, 웹소설, 음악 등이 있습니다.

 

모바일기반의 카카오페이가 소비 생활의 편리함을 제안한다면, 네이버페이 이용자들은 소비 여정의 끝에 존재하는 삶의 풍요로움을 인지하겠죠. 결제는 수단이지만 결제 후에 일어나는 삶의 풍요로움은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페이는 앞으로 필요의 소비 영역으로 저변을 넓혀갈 것입니다.

 

온오프라인에서 사용을 독려하며 각종 페이가 공략하는 지점은 특정 브랜드 가맹점과 사랑의 소비영역인데요. 편의점에서 페이로 결제 시 50% 추가 적립, 00빵집에서 2만 원 이상 결제 시 5000원 할인 등 우선 자주 가는 곳에서 앱을 켜고 바코드를 내밀고 결제하는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죠.

 

그다음은 비용절감 효과를 강조하고, 소비의 영역을 넓히고, 습관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그 다음의 변화는? 3가지다.

  • 게이트의 통합
  • 포인트의 게임화
  • 이를 강화하는 소비주체

통합된 게이트 하나로  

결제는 휴대폰 하나로 통합됩니다. 지갑이 사라지고, 현금 사용은 간편이체로 대체되고, 페이앱은 스마트 워치에 탑재됐죠. 손목에 차고 있는 워치가 기본 결제수단이 되면 다른 결제수단이 끼어들 수 없습니다.
 

지갑과 현금을 휴대폰이 통합하고, 휴대폰 내에 있는 다양한 페이 앱은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됩니다. 통합된 페이 브랜드는 다양한 구독 서비스와 연계된 멤버십 서비스가 됩니다. 모든 구독 서비스가 하나의 서비스에 귀속된거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거의 모든 온라인 스토어가 통합된 페이 구독 서비스 플랫폼에 입점해있는데요. 마치 오뚜기몰이 별도로 있지만 대형마트몰에 오뚜기 브랜드관이 존재하는 것처럼, 마치 이마트몰이 별도로 있지만 네이버 장보기 안에 이마트몰이 입점해 있는 것처럼 물건을 사기 위해, 정기구독을 위해, 결제를 위해 열어야 하는 게이트가 하나가 되는 것을 보실 수가 있어요.


이 통합의 흐름은 마치 이 가게 저 가게에 들러 이것저것 사던 사람들이 대형 마트라는 거점이 등장해 모든 품목을 흡수한 이후 대형마트만 가게 된 흐름을 연상시킵니다. 이 흐름에 결제수단과 구독 서비스까지 더 대규모로 통합되는 양상입니다.
 

포인트는 게임처럼 

게이트 통합은 통합된 페이의 '포인트'에 의해 가속화됩니다.

 

나의 모든 소비가 이 플랫폼에서 이 포인트로 통합되기 때문에 해당 페이 포인트를 쌓을 수 없는 결제수단이나 상점에서는 소비를 포기하는데요. 마치 대형마트에서만 장을 보는 사람이 대형마트에 없는 제품은 구매를 포기하는 것처럼 말이죠.

 

애초에 포인트는 락인(lock-in)을 위한 것이고, 우리 것만 이용해달라는 목적이므로 타사와 공유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게이트 역할을 하는 통합 플랫폼사의 포인트는 타사의 포인트를 흡수함으로써 범용성을 획득합니다.

 

예를 들어 앱테크로 쌓은 포인트, 개별 카드사 포인트, 개별 유통사 포인트가 통합 플랫폼의 포인트로 쉽게 변환되면 통합 플랫폼의 포인트는 범용적 통화가 됩니다. 포인트는 각각 이런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 얼마만큼 줄 것인가
  • 어떻게 줄 것인가
  • 포인트가 쌓인다는 걸 어떻게 알려줄 것인가
  • 어디서, 어떻게 쓰게 할 것인가

모 유통사는 쓰는 금액의 10%를 포인트로 주는데, 포인트 적립 단계를 소비자가 일일이 거쳐야 합니다. 게다가 포인트 사용 기한은 2주로 한정하고, 포인트 소멸 안내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 포인트가 쉽게 쌓이는 대신 사용이 어려운 방식입니다. 큰 혜택을 주면서도 방법이나 정보 공유는 폐쇄적입니다.   

 

반면 통합 플랫폼사의 범용적 포인트는 '누구나 쉽게'를 지향합니다. 포인트 적립 비율은 낮지만 자동으로 쌓이고, 얼마가 되었든 바로 쓸 수 있습니다.

 

통합 플랫폼의 포인트는 매우 자주 쌓인다. 디지털 기기를 통해 결제하므로 포인트 뽑기 버튼을 누름으로써 포인트 받는다는 느낌도 확실하게 준다. 멤버십에 가입하면 한 번 더 누를 수도 있다. 포인트 쌓기가 즉각적 재미를 선사하고 실질적 성과가 된다.
 

이처럼 포인트 쌓기는 게임처럼 자주 하고, 직접 참여할 수 있고, 결과는 재미를 준다. 포인트 쌓는 공략이 공유되면서 포인트는 점점 게임이 된다.

  • 통합된 게이트의 포인트는 다른 곳의 포인트를 흡수해 실질적 성과가 강화되고,
  • 게임화의 즉각적 재미가 추가됨으로써 독보적 존재가 된다.

게임의 재미는 습관이 되고, 멈출 수 없고, 갈아탈 수 없고, 포기할 수 없다.

 

독립적 경제 주체

일상이 폰으로 시작해서 폰으로 끝나는 디지털 네이티브는 모든 결제에서 스마트폰의 페이앱을 사용하고, 게임하듯 포인트를 모은다. 이 과정이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는 행위보다 익숙하다. 이들이 1인 가구를 형성하고 있다.
 

1인 가구라는 소비주체는 독립적이고 스스로 컨트롤한다. 아파트 관리비는 엄마가 내고, 주유비는 아빠가 내고, 구독료는 자녀가 내는 다인 가구와 달리 모든 소비를 내가 통제할 수 있다.

 

하나의 게이트로 통합되었을 때 통제성은 더욱 강화된다. 지난달 대비 어떤 소비에 지출이 많았는지 파악함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과 비교해 나의 소비 패턴이 어떠한지 이해하고 시스템에 의해 최적화된 소비를 제안받는다.

 

1인 가구이자 독립된 개인은 동경의 소비, 사랑의 소비, 필요의 소비에 각각 1.5, 1.0, 0.5를 배분한다. 동경의 소비에 1.5를 배분하면서 필요의 소비에 고작 0.5를 배분하는 것이 언뜻 모순되게 들릴지 모른다.

 

한 사람이 가치관에 따라 컨트롤한다는 것을 이해하면 '모순'은 '합리'가 된다. 특급 호텔 스위트 룸 1박에 50만 원을 쓰면서 2만 원을 아끼기 위해 7개월마다 휴대폰 통신사를 갈아탄다. 소비에 자원을 배분하는 데에는 가치관이 개입한다.
 

동경의 소비라 해서 아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낄 수 있는 방법, 예컨대 멤버십 혜택, 포인트 적립 혜택, 나에게만 주는 비밀스런 혜택을 수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이렇게 독립적 경제 주체는 게이트의 통합과 포인트의 게임화를 실천하고, 이를 강화하는 주체가 된다. 통합된 게이트의 시스템은 독립 가구의 소비패턴을 학습하고 이들의 소비를 기준점으로 잡는다. 1인이 소비의 기본 단위가 된다.

 

이미 인구통계학적 분류로 다인 가구에 속하는 사람들도 더 많은 시간을 '1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재택근무 시간, 퇴근 후 자기계발 시간, 주말의 성수동 나들이는 독립된 경제주체의 소비패턴과 일치한다.

 

1인 가구는 이미 소비 트렌드 리더이자, 가치 소비의 리더다. 최근 소비 트렌드를 세 줄로 요약하면 이와 같다.

  • 1인 가구를 형성하는 독립적 경제 주체들의 정보 공유
  • 현금과 카드 결제를 역전한 00페이들의 선전
  • 할인보다 선호되는 포인트 적립

소비주체와 결제수단의 변화, 다시 말해 누가, 어디에서, 어떤 결제수단을 내미는지, 그 수단을 내밀면서 얻는 이득은 무엇인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주목해야 할 트렌드 연구 주제다.
 

이 주제는 소비와만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구조와도 연결된다.

 

크고 중후한 자동차에서 내려 크고 무거운 문이 있는 건물로 들어가서 검고 무거운 신용카드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 가벼운 차림으로 한강변을 달리다가 디지털시계로 공용 자전거 자물쇠를 열고 사방으로 뚫려 있는 집으로 들어서는 사람이 광고 모델이 될 수 있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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