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는 왜 아직도 유망주일까?

작성자 김진혁
작성일 2023.06.02
조회수 536

디지털 헬스케어는 왜 아직도 유망주일까

디지털 헬스케어가 주목받기 시작한 지도 벌써 6~8년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 디지털 헬스케어가 하나의 산업으로서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태동한 다른 산업의 서비스들을 비교해보면 더욱 그렇다.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한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서비스는 상용화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았고 모바일 게임 시장은 창업 2년 이내에 즉각적인 성과를 보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서비스도 맞춤형 광고 시장에서 이미 상당히 큰 입지를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

 

반면 디지털 헬스케어는 다른 모바일 기반의 산업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한 2008년도를 기점으로 성장해왔지만 타 산업과 다른 속성 때문에 아직도 유망주 취급을 받고 있다. 헬스케어 산업에 일종의 진입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에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은 다른 산업에 비교해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

 

2015년 10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투자를 위축시킨 악재가 하나 발생했다. 피 한 방울로 여러 가지 혈액 검사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한 테라노스(Theranos)라는 기업의 핵심 기술이 사기라는 주장의 기사가 월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것이다. 이 스타트업은 무려 8억 달러(약 9,600억 원)가 넘는 투자를 받았고 기업가치가 9조 원에 달했으며 CEO인 엘리자베스 홈즈는 여성 스티브 잡스로 불릴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여러 조사 끝에 결국 핵심기술이 사기인 것으로 밝혀졌다. 기업 가치는 한순간에 폭락했으며 엘리자베스 홈즈의 자산은 순식간에 0원이 되었다.

 

테라노스 사태를 통해, 아무리 CEO가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설득력 있는 언변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진입장벽을 차근차근 제대로 쌓지 않으면 순식간에 회사가 무너져 앉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진입장벽  

두 가지 진입장벽,
선발 주자에겐 '쌓아야 할 것'
후발 주자에겐 '넘어야 할 것'

선발 기업들은 경쟁자들이 쉽게 넘보지 못하도록 자신들만의 전문성을 확보해서 해당 분야의 진입장벽을 높이려 한다. 임상시험을 하고 시장성을 확보하며 하나씩 업적을 쌓아가다 보면 어느새 이는 자연스레 후발 기업들이 넘어야 할 산으로 작용한다.

 

디지털 헬스케어도 헬스케어의 테두리 안에 있다 보니 헬스케어 분야에서 넘거나 구축해야 할 진입장벽이 유사하다. 어떠한 종류의 진입장벽이 존재하는지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

 

임상연구를 통한 효과성 입증

헬스케어 분야에서 가장 확실하게 진입장벽을 넘는 방법은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효과성을 객관적인 논문의 형태로 입증하는 것이다. 기업이 효과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구축했다고 주장을 하더라도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는 개인의 건강과 관련된 분야다 보니 제품이나 서비스의 효과뿐만 아니라 안전성을 입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효과 및 안전성에 관한 임상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논문으로 출판하는 것이 필수이다.

 

문제는 임상 연구를 수행하는데 상당히 큰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환자를 모집하고, 검사를 수행하며 연구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모든 연구 인력의 인건비를 지불해야 한다. 보통은 외부에서 투자를 받거나 국가 연구 과제를 수주하여 임상 연구를 수행한다. 임상 연구에서 논문의 출판까지는 짧아도 2~3년이 걸리고 길게는 5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회사가 이러한 결과물을 얻기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재정적인 여유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인증 및 허가

임상 연구를 통해 효과성을 입증한 후에도 서비스나 재화의 해당 세부 분야에서 필요한 인증이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기기나 서비스의 경우 각 국가의 식품의약품관리국(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승인이 필요하다. 임상 실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인허가가 없어도 무리가 없지만, 추후 상용화를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인허가는 정부에서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를 위해 전략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생각보다 서류 작업에 많은 시간이 걸리다 보니 미리 인허가 계획을 세우고 적절한 시점에 작업을 시작하는 편을 추천한다. 앞서 언급한 임상실험과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사업을 계획하는 시점에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충분한 양의 데이터

보험자나 의료 공급자가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채택하고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서는 임상 실험 결과나 인허가 여부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민간 보험사 입장에서 새로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환자에게 정식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 경험이 있는 회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B2B로 사업을 전개하더라도 B2C 시장에서 경험이 많으면 도움이 된다. 만약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하는 바람에 아직 충분한 데이터가 없다면, 고객사와 파일럿 서비스를 운영하여 데이터를 모으는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데이터를 모으거나 파일럿을 시행하는 경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입장에서 대기업과 사업 협상을 하다 보면 항상 돈과 시간의 불균형을 느끼며 협상에 임한다. 대기업은 확보된 자원과 시간이 있기 때문에 급하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일분일초가 아까운 스타트업에서는 이러한 데이터를 미리 확보해두었는지가 매우 중요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기존 재화/서비스와의 경쟁

디지털 헬스케어도 재화나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다 보니 기존에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재화나 서비스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시계형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 기존에 사용자가 착용하던 일반적인 시계와 손목의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라면, 페이스북이나 모바일 게임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다. 물론 기존의 재화나 서비스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지만 적어도 그들의 영향력을 이겨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진입장벽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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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나는 마케터 김진혁

10년 경력!! 자신 없어요..... 못할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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