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밍의 시대는 갔다? - 브랜드 네이밍보단 "애칭"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여전히 소비자들은 기술적 속성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면, 즉 이름에 먼저 반응합니다.
그래서 원래 수많은 브랜드들이 브랜드 네이밍에 많은 심혈을 기울였는데요 . 하지만 요즘은 '브랜드 네이밍' 보단 '브랜드 애칭'이 더 중요하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에는 몇가지 이유를 꼽을 수가 있겠는데요.
첫번째, 좋은 이름이 바닥났습니다.
이제는 어떤 좋은 이름을 지어도 이미 그 이름을 쓰고 있는 제품이 존재합니다.
둘째, 기업이 출시하는 상품의 이름은 일정한 원치과 법의 제약을 받습니다.
금융 상품의 경우 '무조건 00배 이상 불려주는 펀드' 라던가 '100프로 보장되는 보험' 같은 이름을 지을 수 없습니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시장 전체가 대혼란에 빠질 것이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될 것입니다.
세번째, 네이밍은 보통 마케팅 부서의 담당인데, 그 이름으로 판매를 하는 것은 영업 부서입니다.
강의를 하다 보면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상품 이름이 지어졌는데, 제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같은 영업 부서의 볼멘소리를 자주 들을 때도 있으실텐데요. 이럴땐 이미정해진 상품 이름에 애칭 또는 별칭을 지어주는 것입니다.
" 전사가 결정한 상품의 이름을 내 맘대로 바꿀 수는 없어도, 애칭은 현장 상황에 맞게 원 없이 만들 수 있습니다. "
애칭이 상품의 생사를 가른다 ?
상장된 가상화폐도 이름만 바꾸는 리브랜딩을 해서 급등되는 일이 많습니다. MCI 코인은 2021년 6월 2일 싸이클럽으로 이름을 바꾸어 1시간 만에 가격이 30% 상승했고, 이후 2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지난 1년 사이 10여 개가 넘는 코인이 이름을 바꾸는 리브랜딩을 단행하여 가격이 급등했는데요. 그리고 실제 코인 투자자 중에는, 해당 코인을 산 이유에 대해 ''엘프', '보라'와 같이 단지 이름이 예뻐서 구매했다'고 응답한 사람 역시 많았습니다.
대중은 애칭을 사랑한다?
대중은 그것 이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원래 이름을 대신할 애칭을 금세 지어냅니다. '오뚜기'의 브랜드 평판이 좋아지자 사람들이 '갓뚜기'라 불렀던 것도, '대한항공'이 대중의 뭇매를 맞던 그 사건 직후 '땅콩항공'이라 불리는 일이 많았던 것도 대표적인 예입니다. 주위에 'GIF 애니메이션'이라는 정식 명칭을 쓰는 사람이 있나요? 대부분, 아니 모두가 '움짤'이라는 애칭을 사용합니다. 이처럼 대중은 애칭을 정말 사랑합니다.
애칭으로 포장하라
상품의 애칭은 변신 로봇(fluctuating) 같습니다. 제작 당시에는 문제가 없던 특정 단어의 어감이 시간이 흘러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언어 트렌드가 워낙 빨리 변하고, 소비자들의 문제의식 역시 높아지고 있어 이전에는 없던 부정적인 어감이 부각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때 뒤늦게 네이밍을 바꾸면 상품의 아이덴티티가 흔들립니다. 그렇지만 애칭은 상대적으로 유연합니다. 시대에 맞게 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칭은 변신 로봇처럼 시장에, 시대에 맞게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합니다.
그래서인지 이젠 제품의 영역 제한 없이 애칭 사용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수소차'에는 '움직이는 공기청정기'라는 애칭을, '노지귤'에는 '츤데레귤'이라는 애칭을 사용하여 '겉은 까칠해도 맛만큼은 달콤하다'고 홍보하죠. 이 밖에도 아래와 같이 쉽고 다양하게 애칭을 달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본인만의 브랜드, 상품, 나아가 자신을 애칭으로 포장해보세요. 많
은 사람들이 그 애칭으로 브랜드를, 상품을, 그리고 당신을 정의하고 기억할 것입니다. 그것도 단 1초 만에 말이죠.
오늘 알려드린 점 잘 참고해주시고, 이렇게 브랜드의 애칭들이 갖는 장점과 또 이러한 관련 사례들은 다음 글에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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