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광고 집행에서 가장 실무적인 질문 중 하나는 예산을 하루 단위로 균등 분배할지, 특정 시간대나 요일에 집중 투입할지에 대한 선택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예산 배분 방식'이 아니라, 타겟의 행동 흐름과 캠페인의 본질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중요한 전략입니다.
이 글에서는 시간 기반 예산 배분 전략인 '타임 슬라이싱(Time Slicing)'을 실무적으로 해석하고,
어떤 상황에서 매일 균등 분산이 좋고, 어떤 상황에서는 몰아치기 전략이 더 효과적인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1. 매일 나눠 쓰는 예산 – 안정성과 학습 중심 구조
가장 보편적인 방식입니다. 구글, 메타, 네이버 등 거의 모든 광고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하루 예산을 균등하게 분배하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 방식은 광고의 '기계 학습'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지속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전략이 유효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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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나 구매가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지 않는 업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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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초기 학습이 중요한 DA 광고, 리타게팅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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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소진 시간이 불규칙하거나, 기계학습이 초기화되면 성과가 급감하는 구조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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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상담이 가능한 병원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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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10건 이상 리드가 꾸준히 들어오는 대형 렌탈업 광고
균등 예산 배분은 '플랫폼 알고리즘의 원활한 최적화'를 도와, ROAS는 낮더라도 CPC와 전환당 비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2. 몰아 쓰는 예산 – 클릭보다 전환 중심 구조
타임 슬라이싱 전략은 예산을 시간 단위로 세분화하거나, 특정 요일에 집중 집행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평일 중 수요일/목요일에만 예산을 몰아쓰거나, 19시~22시에만 광고를 트리거하는 전략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 방식은 전환이 실제로 많이 일어나는 시간대에만 광고를 노출시켜, 클릭 대비 전환률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 전략이 유효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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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행동이 특정 시간대에 명확하게 집중되는 업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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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문의, 라이브 상담처럼 실시간 응대가 중요한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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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객-설득' 흐름이 한 번에 끝나야 하는 단기 전환 캠페인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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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저녁 8시에만 진행되는 라이브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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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11시에만 운영되는 단기 한정 할인 프로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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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시간대에 급증하는 키워드 클릭 (예: “혼밥용 전기밥솥”)
전환율 중심의 캠페인일수록 "클릭률(CTR)"보다는 "전환성 클릭을 받는 시간대"에만 예산을 집중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3. 시간 기반 최적화의 핵심: 전환 지연과 행동 패턴
많은 실무자가 착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클릭 시간대 = 전환 시간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광고 클릭은 낮 1시에 발생했지만,
폼 작성은 오후 9시에 이뤄질 수도 있고,
장바구니는 오전에 담아두고 실제 결제는 주말에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시간차를 고려하지 않으면, 잘못된 타임 슬라이싱 전략을 수립하게 됩니다.
실무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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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4 또는 전환 데이터에서 '광고 클릭 후 전환까지 평균 소요시간'을 반드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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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피크 시간과 전환 피크 시간이 일치하지 않으면, 슬라이싱 전략은 비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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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 지연'이 심한 업종은 슬라이싱보다 균등 예산이 더 유효함
특히 렌탈업, B2B 솔루션처럼 검토 기간이 긴 업종은 시간 기반 최적화보다 '재접촉 루프' 설계가 더 중요합니다.
4. 캠페인 규모와 학습 단계에 따라 전략도 달라진다
예산 30만원과 3,000만원의 캠페인은 완전히 다르게 운용해야 합니다.
특히 하루 예산이 적을수록 '몰아쓰기' 전략은 리스크가 커지고, 하루 100만원 이상이라면 오히려 균등 분산보다 시간별 최적화를 통해 효율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광고 알고리즘은 기계 학습을 위해 최소한의 데이터 볼륨을 요구합니다.
몰아쓰기 전략은 광고 노출량이 적어지기 때문에 학습에 필요한 임계치를 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에 무리한 슬라이싱은 되레 학습 실패 → 성과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기본 구조가 안정화된 이후에야 슬라이싱 실험이 가능합니다.
5. 실무자가 타임 슬라이싱 전략을 시도할 때 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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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 피크 시간대와 클릭 피크 시간대가 일치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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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하루 예산으로 최소 30회 이상의 전환 시그널을 만들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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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접촉 전략 없이 한 번의 클릭에서 전환이 발생해야 하는 업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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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운영 시간이나 유입 고객 행동 패턴에 따라 노출 시간을 제어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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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플랫폼이 시간대별 보고서를 충분히 제공하는가?
이 질문에 3개 이상 YES라면, 타임 슬라이싱 전략을 적용해볼 타이밍입니다.
그 외에는 일단 균등 예산 기반으로 알고리즘 안정화부터 먼저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같은 100만 원 예산이라도,
그걸 '매일 3만원씩 쓸지' 아니면 '목요일 저녁에만 100만 원을 몰아쓸지'에 따라
CPC와 전환율, 리드 품질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타임 슬라이싱은 실험 없이 적용하면 독이 되지만,
데이터 기반으로 적용하면 확실한 성과 레버리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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