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신의 상세페이지 공식을 소개합니다!
작성자 박서정
작성일 2023.09.25
조회수 1067
2021년과 2023년,상세페이지는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2021년의 쿠팡과 2023년의 쿠팡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전 국민이 알고 있습니다. 로켓배송을 전 국민이 알고 있지만 수 백 억의 적자를 내던 기업에서, 흑자로 전환하고 OTT와 엔터의 영역까지 그 위력을 떨치고 있는 ‘속도 빠른 거대 공룡’이 되었죠.
상세페이지에서도 ‘쿠팡형 상세페이지’들이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소비자들은 쿠팡을 이용할 때 재미있고 신나는 쇼핑 경험을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필요한 상품을 얼마나 빠르게, 다음 날 아침 7시 전까지 우리 집 현관 앞으로 가져다줄 수 있는지를 따져보죠.
그래서 쿠팡에서 만날 수 있는 상세페이지들은 짧고 정적입니다. 기본적인 스팩(SPEC)에 대한 설명이 사진과 함께 업로드 되어 있는 정도로 스크롤 서너 번이면 상세페이지가 끝납니다.
시즌마다 다뤄야 하는 SKU가 많은 브랜드일수록 쿠팡형 상세페이지를 많이 선택합니다.
상세페이지의 길이가 긴 것 같아도 제품 설명은 최소한으로 하고, 제품을 촬영한 사진들을 주르륵 업로드 하는 식인데요.
길이는 길지만 정보의 밀도는 매우 낮습니다.
자사몰 매출 비중이 큰 브랜드일수록 이런 성향은 강해지는데, 아무래도 브랜드의 톤앤매너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자사몰일수록 아이템이 바뀐다고 해서 상세페이지까지 바꿔가며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쿠팡을 벗어나면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집니다. 쿠팡 밖에서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은 빠른 배송보다는 탐색과 결정의 쇼핑경험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에, 이들의 탐색 과정에서 왜 우리를 선택해야 하는지를 때로는 감성적으로 때로는 이성적으로 보여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상세페이지가 길어졌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쿠팡 밖의 상세페이지들은 상품의 스팩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스팩이 고객들에게 가져올 편리성이나 일상의 변화를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진뿐만 아니라 움직이는 이미지를 활용해 더 생생하게 상품을 전달하려 하고요. 상품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도 인터뷰처럼 길게 끼워 넣습니다.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내가 상세페이지를 읽는 건지 얇은 책 한 권을 읽는 건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이 차이를 단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건 신선식품입니다. 쿠팡 로켓프레시에서 팔리는 사과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팔리는 사과는 상세페이지의 모든 것이 다릅니다.
쿠팡은 일단 언제 도착하는지부터 상세페이지의 맨 위에서 보여준 뒤 사과의 맛과 크기, 주의사항을 이야기합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그간의 고객 후기를 보여준 뒤 이 사과가 얼마나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는지, 이 사과를 기르는 농부는 사과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들려줍니다. 사과 상세페이지에서 농부의 활짝 웃는 사진을 보는 게 더 이상 어색하지 않죠.
그리고 나서야 사과를 반으로 잘라 꿀이 뚝뚝 떨어지는 속살을 보여줍니다. 그것도 사진이 아닌 gif로요.
여러 모로 쿠팡에서는 없었던 콘텐츠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쿠팡형 상세페이지와 스마트스토형 상세페이지는 이게 더 옳거나 낫다는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각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바라는 게 다르고 매출을 내야 하는 사람에게는 고객이 곧 기준이 되니까요.
2023년 업데이트! 새롭게 정리된 팔리는 상세페이지 공식
제품 위주로 짧게 설명하고, 사진 위주의 쿠팡형 상세페이지부터 제품을 만든 사람의 인터뷰까지 실으면서 gif를 적극 활용하는 스마트스토어형 상세페이지까지.
판매자나 브랜드가 대응해야 하는 상세페이지들이 서로 극단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2023년의 상세페이지라면 이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줄 필요가 있을 텐데, 콘텐츠 디렉터가 제안하는 새로운 공식은 이렇습니다.

첫째, 결론부터 말하세요.
쿠팡형 상세페이지들의 영향을 많이 받은 영역입니다. 쿠팡을 이용하며 짧고 간결한 상세페이지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최대한 빠르게 탐색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이 상품이 뭔지, 그래서 이 상품은 다른 상품들과 무엇이 다른지 등을 빠르게 파악한 뒤에서야 남은 상세페이지를 읽을지 아니면 ‘뒤로 가기’를 눌러 다른 상품을 찾을지 결정하죠.
이 모든 것에 소요되는 시간은 채 3초가 되지 않습니다. 3초 안에 소비자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말들이 익숙한 이유가 궁극적으로 여기 있는 셈입니다.
상세페이지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이다 보니 조금 더 설명하자면, 결론의 영역에서는 우리 제품을 정의하고 가장 핵심이 되는 차별점을 보여주시는 게 좋습니다.
A. 우리 제품을 정의할 때에는 넓지만 좁게 정의해 주세요.
이게 무슨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말이냐 싶으시겠지만, 화장품을 예로 들어 보면 이렇습니다.
주름 개선 기능성 화장품들은 시장에 수십 만 개가 이미 쏟아져 나와 있는데, 주름 개선 기능성 화장품이라는 넓은 영역 안에서 우리 제품은 입 꼬리나 눈가 주름, 목주름 등 ‘주름의 넓은 영역 중 특히나 어디에 특화되어 있는지’를 정의내리는 겁니다.
그냥 주름 개선 화장품이라고 설명하는 게 아니라 입 꼬리를 올려주는 주름 개선 화장품이라고 넓지만 좁게 정의하는 거죠.
B. 차별점은 아래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 설명해 보세요.
a. 얼마나 짧은 시간 안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가. 괜히 화장품 상세페이지들이 ‘2주 안에 개선해 드린다, 한 달 안에 피부가 변한다’고 목 놓아 부르짖는 게 아닙니다.
b. 얼마나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가. 상세페이지에서 보셨던 수많은 Before & After 사진들이 바로 이 영역에 해당합니다.
c. 얼마나 확실하게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가. 고객들의 리뷰나 평점을 전면에 내세우는 상세페이지들이 이 전략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미 수많은 고객들이 내 상품으로 변화를 체감했으니, 지금 이 상세페이지를 보고 있는 당신도 확실히 만족해 할 것임을 고객의 입을 빌려 말하는 셈입니다.
둘째, 기승전결 중 ‘기’
우리 브랜드의 이야기를 하는 곳입니다. 고객들은 ‘결론’을 읽으면서 벌써 내 상품을 대략적으로 파악해 두었기 때문에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서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게 좋습니다.
상품들은 상향평준화될 수 있을지라도 그 상품을 발굴하고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는 평준화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브랜드나 ‘나’를 간략하게 소개해도 좋습니다.
상품 이외의 이야기를 짚어준다는 점에서 쿠팡형 상세페이지보다는 스마트스토어형 상세페이지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구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셋째, 기승전결 중 ‘승’
‘기’에서 브랜드 또는 ‘나’를 소개했기 때문에, 상품과 브랜드/나 사이를 이어주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해주는 곳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 브랜드가 세상의 많고 많은 상품들 중 왜 이 상품을 만들게 되었는지, 왜 이런 차별점에 집중했는지를 풀어주시면 됩니다.
기승전결의 핵심인 ‘전’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기 위한 곳으로, 정보를 전달한다는 목적보다는 상세페이지의 흐름을 매끄럽게 다듬어준다는 목적이 더 큽니다.
내용이 길 필요도, 아주 깊이까지 브랜드의 역사를 파헤칠 필요도 없습니다.
전체 상세페이지의 10% 정도 분량이면 충분하고, 눈치 채셨겠지만 쿠팡형 상세페이지보다는 스마트스토어형 상세페이지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넷째, 기승전결 중 ‘전’
우리가 상세페이지를 쓰는 이유이자 흔히들 말하는 상세페이지의 본문입니다.
내 상품의 특징을 하나하나 짚어주면서 경쟁사의 상품들과는 어떻게 다른지, 다른 상품들에는 없는 내 상품만의 장점은 무엇인지 설명하는 곳이죠.
내 상품의 특징 중 가장 핵심이 되는 특징은 단독으로 설명해 주시는 게 좋고, 비슷한 특징끼리는 서로 묶어서 소개하시는 게 깔끔합니다.
예를 들어 내 상품이 단맛이 강한 사과라면, ‘단맛’이라는 특징은 단독으로 다뤄주시고 깨끗한 물, 큰 일교차, 배산임수 지형 등은 ‘사과를 기르기에 최적인 환경’으로 묶어서 소개하시는 셈입니다.
상세페이지 전체 분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이기 때문에 쿠팡형이다, 스마트스토어형이다 구분하는 게 큰 의미는 없습니다.
쿠팡에서도 필요하고 스마트스토어에서도 필요한데, 얼마나 깊이 설명할지와 사진/gif의 비중을 어떻게 두고 사용할지 정도가 다를 뿐입니다.
다섯째, 기승전결 중 ‘결’
자주 묻는 질문이나 배송 안내, 주의사항 안내처럼 고객이 구매 전 반드시 인지해야 하는 정보들을 소개하는 곳입니다.
얼마나 맛깔스럽게 설명하는지, 사진/gif를 얼마나 예쁘게 촬영하는지 보다는 필요한 정보를 가독성 좋게 입력하는지가 훨씬 중요한 영역으로, 쿠팡형 상세페이지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곳입니다.
영원히 잘 팔리는 상세페이지는 없습니다.
지금 알려드린 이 구조가 과연 언제까지 소비자들에게 먹힐지는 미지수입니다. 저조차도 알 수 없어요.
상세페이지도 커머스 환경에 따라, 소비자가 경험하고 있는 변화에 따라 당연히 바뀌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영원히 잘 팔리는 상세페이지란 없기 때문에 최소한 분기에 한 번 정도는 상세페이지를 들여다보며 업데이트해야 할 건 없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상세페이지를 2023년의 트렌드에 맞게 바꾸었다고 해서 고객들이 물밀 듯 찾아오리란 기대는 처음부터 싹수를 뽑아 버리시는 게 좋습니다.
내가 온 힘을 다해 파티를 준비했어도, 그 파티에 초대하는 초대장을 누구에게도 돌리지 않는다면 70억 인구 중 파티에 참석할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테니까요.
상세페이지가 준비되었다면 초대장을 돌리셔야 합니다. 이 초대장을 커머스 시장에서는 광고라고 부르죠.
상세페이지를 다루는 사람이지만 광고는 필수불가결하다고 매번 강조 드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비약이겠지만 끊임없는 배움, 그리고 ‘이것까지는 내가 몰라도 되겠지’ 하고 지레짐작으로 배움에 경계를 두지 않는 자세.
커머스 시장에서 상세페이지만 전문으로 다룬지 5년이 넘어가는 요즈음, 상세페이지에서 자꾸만 삶을 찾게 됩니다.
▶출처: 최홍희 와디즈 콘텐츠 에디터, "2023년 업데이트 콘텐츠 디렉터가 떠먹여 드리는 상세페이지 공식", 「FASHIONPOST」, 202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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